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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술러들을 위한 술 웹진
  • 제주 감귤의 특별한 변신

    #제주 #감귤주 #혼디주



    제주 감귤의 특별한 변신







    #제주 #과실주 #감귤 #혼디주





    겨울철이면 가장 흔하게 먹게 되는 과일 중 하나가 바로 귤이다. 새콤달콤한 귤은 깎을 필요 없이 간편하게 까먹을 수 있어 주전부리로 그만일뿐더러 추운 겨울날 비타민C를 보충하는 데도 좋은 식품이다.


    그런데 이 귤이 부담 없이 사 먹을 수 있는 과일로 자리 잡은 역사는 생각보다 길지 않다. 조선시대만 해도 왕족이나 먹을 만큼 귀한 과일이었고, 70년대까지도 쌀보다 비싸던 시절이 있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제주 이외 지역에서는 재배가 거의 불가능한데다 수송 기술도 발달하지 않아 운반 도중 썩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pixabay




    제주의 농민들에게 귤은 귀한 작물이면서 또한 애물단지이기도 했다. 왕실 진상품으로 바치는 과정에서 관리들의 수탈이 심각했기 때문이다. 여름철 작은 귤이 열리면 지방 관아에서는 나무 둥치에 몇 개인지를 표시했다가 그 양만큼을 바치도록 했다. 낙과나 썩은 과일이 생겨 개수를 채우지 못하면 다른 농가에서 비싼 돈을 주고 귤을 사서 바치는 등 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한다. 수탈을 견디다 못한 농민들이 일부러 귤나무를 말려 죽이는 일까지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왕실로 올라온 귤은 과거를 치른 성균관 유생들에게 하사되는가 하면 문종이 집현전 학사들에게 선물하는 등 귀한 몸으로 대접받았다. 궁에서 만든 온실에서 귤을 직접 기르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세종대왕이 총애하는 후궁에게 직접 귤을 건네줬다는 일화도 전해져 내려온다.


    제주 귤의 생산량이 이전에 비해 늘어나게 된 계기는 100여 년 전인 프랑스인 선교사 에밀 타케 신부가 조선에 건너오면서부터이다. 식물학자이기도 한 타케 신부는 제주에서 자생하는 다양한 식물들을 연구했으며 농민들의 수입 증가를 위해 귤 농사를 보다 활성화시키고자 했다.


    그는 일본인 선교사를 통해 일본산 온슈 밀감 묘목을 들여왔으며, 재래종에 비해 단맛이 강하고 기르기 쉬운 온슈 밀감은 제주에서 무난히 성장했다. 해방 이후 잠시 명맥이 끊겼던 귤 농사는 제주 출신의 재일교포들이 묘목을 보내오면서 재개됐고, 오늘날 귤은 제주를 대표하는 특산물이 됐다.


    제주도에서 귤은 나무 하나로 자식을 대학까지 보낸다고 해서 ‘대학나무’라고 불렸을 정도로 중요한 작물이다. 지금은 관광 산업 등이 발달하면서 귤 농사의 비중이 예전만큼은 못하지만 귤의 풍·흉작 여부가 농업 업황을 좌우할 정도인 것은 여전하다. 요즘은 생과일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각종 감귤 가공품이나 주류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주)시트러스 공식 홈페이지




    그 중에서도 제주 혼디주는 제주 특산 귤을 이용한 전통주로 서귀포 신례리에서 재배된 감귤을 재료로 한다. 감귤이 최초로 재배된 것으로 알려진 신례리는 해풍을 직접 받아 더욱 단맛이 강한 귤이 생산된다고 한다.


    혼디주의 도수는 12도로 와인과 비슷한 정도이다. 설탕이 첨가됐다고 해서 다소 달지 않을까 했으나 생각보다는 단맛이 적고 부드러운 느낌이다. 개인적으로는 단 술을 그다지 즐기지 않아 부담 없이 마시기 좋았다.


    다만 혼디주를 마시면서 필자는, 잊혀져가는 우리 토종귤로 술을 빚을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크기도 작고 당도도 떨어지는 토종귤은 오늘날 온슈 밀감에 밀려나 소수 품종만이 명맥을 유지하는 처지이다.


    차나 과일청, 한약재로 사용된다고는 하지만 아직 그 활용도는 낮으며 토종귤의 대표 품종 중 하나인 ‘당유자’는 사라질 위기에 놓인 식재료와 식품을 보전하는 ‘맛의 방주(Ark of taste)’ 프로젝트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귀한 몸이 되었다.


    프랑스 노르망디 지방에는 예로부터 작고 딱딱해 생으로 먹기엔 맛이 없는 사과가 많이 자라고 있었다고 한다. 이 ‘맛없는’ 사과를 어떻게든 활용하기 위해 생겨난 것이 사과로 만든 과실주 ‘시드르’와 브랜디 ‘칼바도스’이다.


    또 리큐르 중에는 감귤의 껍질에서 정유를 뽑아 만든 ‘그랑 마니에’나 ‘코앵트로’가 세계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잊혀져가는 토종 귤을 향기로운 술로 만나 볼 날을 기대해 본다.
















      정세진 anais21@hanmail.net

       술 권하는 유목민.

       낯선 문화, 낯선 술을 찾아 헤매는 농경사회 노마드로 살아가고픈.






  • 오미자가 주는 다섯가지 즐거움

    #오미자 #오미자탁주 #오희



    오미자가 주는 다섯가지 즐거움







    #오미자 #오미자탁주 #오희 #빨간술 #문경주조





    조선 21대 임금 영조는 집에서 술을 빚은 무관을 남대문에서 공개 참수할 정도로 엄격한 금주령을 내렸다. 그런데 우습게도 궁궐에서 영조 자신이 몰래 술을 마신다는 소문이 돌았고, 신하들이 이에 대해 묻자 “오미자차를 마셨을 뿐”이라며 변명했다고 한다.



    다만 일설에는 왕의 체신을 지켜주기 위해서인지 영조가 마셨던 음료가 오미자주가 아닌 생맥산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생맥산은 오미자에 맥문동, 인삼, 황기, 감초 등을 달여 시원하게 마시는 음료로 동의보감에는 “사람의 기를 도우며 심장의 열을 내리게 하고 폐를 깨끗하게 다”고 기록되어 있다.



    달고, 쓰고, 시고, 맵고, 짠 다섯 가지 맛이 난다는 오미자에는 혈류 개선, 고혈압 및 심혈관 질환 예방, 당뇨 예방, 원기 회복 등의 효과가 있으며 간기능과 호흡기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어쨌든 금주령을 내린 임금이 신하들 몰래 마실 만큼 오미자주는 향기롭고 맛이 좋았던 것 같다.




    플리커




    고려 말과 조선 초의 학자인 권근은 오미자를 소재로 시를 쓰기도 했다.






    어두운 눈을 맑게 해주고

    마른 목을 촉촉하게 해주며

    막힌 가슴을 씻어주는 데다가

    마시면 양쪽 겨드랑이에 바람이 든다






    우리나라에서 나는 오미자는 특히 품질이 좋고 살이 많으며 새콤달콤한 맛이 살아 있어 중국에 가는 사신들이 각종 하례 행사 선물로 가져갔다는 기록이 있다. 말린 오미자를 우린 연분홍 빛깔의 물은 시각적으로 보기 좋아 거의 모든 화채류에 빠지지 않고 들어간다.오미자 물을 차갑 게 식혀 각종 고명을 띄워 내는데 계절에 따라 진달래, 보리알, 배, 장미꽃, 앵두 등이 들어가며 녹말 반죽을 국수처럼 채 썰어 넣는‘화면(꽃국수)’도 있다.



    열매 외에 뿌리에도 약효가 있어 조선 중기 정치인이자 문장가인 윤두수는 지인인 최흥원에게 한시를 지어 오미자 뿌리를 구해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오래도록 상공의 약상자에 의지하였으니

    무슨 마음으로 인삼 백출로 효험을 보리이까

    깊은 가을에 홍단자가 생각나서

    오미자 신령한 뿌리 몇 떨기를 빌립니다





    오미자에는 로맨틱한 전설도 전해져 내려온다. 음력 7월 7일 칠석날 견우와 직녀가 만날 때 까마귀와 까치들이 오미자 덩굴을 물어다가 오작교를 만들었다는 것.



    이처럼 맛과 영양이 뛰어나며 풍류도 함께 겸비한 오미자는 술을 빚어도 적당한 산미와 단맛이 어우러져 고급스러운 느낌이 든다. 전통 방식의 오미자주를 빚을 때는 우선 멥쌀로 고두밥을 지어 식혔다가 누룩과 물을 부어 발효시킨다. 이것을 소주고리로 증류하는데 고리 끝에 헝겊을 묶어 증기가 내려오는 곳에 오미자를 두와 맛과 향이 배도록 하는 것이다. 오늘날 가정에서 만들 수 있는 오미자주는 소주에 오미자를 넣고 밀봉한 다음 10일 후 개봉해 여과지에 붓고 설탕을 넣는다. 1개월이 지나면 적갈색의 약술이 된다.



    보다 간단하게 만들려면 오미자청을 마시고 남은 찌꺼기에 소주를 부어 3개월 익히는 방법도 있다. 다만 이렇게 만든 오미자주는 의외로 도수가 높아 단맛에 홀짝홀짝 마시다가 ‘훅 가는’ 수가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대학시절 필자는 집에서 담근 오미자주를 몰래 조금씩 떠 마시다 취해 엄마의 등짝스매싱을 맞은 기억이 있다.





    문경주조 공식홈페이지





    비교적 최근에 나온 오미자 전통주로는 막걸리를 베이스로 만든 ‘오희’가 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만찬주로 유명세를 탄 오희는 일반 막걸리보다 맑고 투명하며 2차 발효 때 오미자를 첨가해 선홍색이 또렷하게 살아 있다. 도수 8.5%의 오희는 톡 쏘는 탄산이 청량감을 주며, 단맛이 적고 적절한 산미와 오미자 특유의 은은한 스파이시향이 난다. 단 것을 좋아하지 않는 술꾼들에게 권할 법 하며 맛이 산뜻해 기름진 안주와 궁합이 좋다.



    '오미자주에는 강장, 무기력, 식욕 증진 등의 효과가 있다'고는 하지만, 어쨌든 술이니 적당히 마시고 과음은 피하도록 하자.











      정세진 anais21@hanmail.net

       술 권하는 유목민.

       낯선 문화, 낯선 술을 찾아 헤매는 농경사회 노마드로 살아가고픈.







  • [우리술 talk'] 장수막걸리의 비밀

    #장수막걸리 #서울탁주


    [우리술 talk'] 장수막걸리의 비밀


    장수막걸리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장수막걸리,

    다들 한번씩은 마셔봤거나 들어봤을 유명한 막걸리이다.



    장수막걸리를 만드는 서울 탁주는 1962년 서울의 양조장들이 협동조합의 형태로 설립하였으며

    지금도 서울 영등포, 구로, 강동, 서부, 도봉, 성동, 태릉 7개의 제조장이 있다.



    이 제조장에 따라 막걸리의 맛이 조금씩 다르다는 이야기가 있으며, 혹자는 특정 제조장의 장수막걸리를 제일로 꼽기도 한다.


    장수막걸리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서부연합제조장의 막걸리가 가장 맛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하고,

    영등포연합제조장에서 생산된 장수막걸리가 가장 맛이 좋다며 막걸리를 구입할 때마다 라벨을 확인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정말 각 제조장 별로 맛이 다를까?


    장수막걸리는 1992년 자동제국기를 도입하여 표준화된 생산공정을 거치기 때문에 사실상 제조장별로 차이가 있다면 그것은 '물 맛'의 차이일 것이다.

    그 차이가 정말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가 될까?



    그래서 직접 먹어봤다.


    ...TO BE CONTINUED






  • 배꽃엔딩 - 변비탈출 전통주?

    #봄 #이화주 #떠먹는술

    [배꽃엔딩 - 변비에 좋은 전통주가 있다고?]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잎이

    발매된지 6년이 되었는데도 올 봄에도 어김없이 울려퍼지는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 이라는 노래이다. 그래서 벚꽃좀비, 벚꽃연금 이라고도 불린다.

    봄 하면 대부분 벚꽃, 개나리, 진달래와 같은 꽃들을 떠올릴 것이다.

    그렇다면 봄에 피는 대표적인 꽃들 중 하나인 배꽃은 어떤가? 배꽃을 본 적이 있는가?



    이런식으로 생긴 꽃이다. 봄에 필 것 같이 생기지 않은가? 벚꽃이랑 모양이 닮기도 했고 말이다.

    아무튼 이 배꽃 또한 봄이 되면 피어나는 아름다운 꽃 중에 하나이다.

    한자로는 이화(梨花)라고 하는데 다들 아는 대학교 이름과 같은 뜻이다.
    또 학창시절 문학시간에 등장하던 시조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 에서 등장하는 ‘이화’도 이 배꽃을 뜻한다.


    이쯤되면 왜 이렇게 느닷없이 배꽃얘기를 자꾸만 하는지 의아해 하는 분도 계실 것인데, 바로 오늘 소개할 특별한 전통주가 이 배꽃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이화주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오늘의 주인공, 이화주이다.

    보시다시피 우리가 아는 술, 탁주, 막걸리와는 다른 특이한, 특별한 모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무시하지 마시라, 8~10도의 알콜을 함유한 진.짜.술.이다.




    요거트에 더 가까워 보이는 이화주!

    이름은 배꽃이 들어가서가 아니고 배꽃이 필 무렵 빚어서 먹는데다가

    배꽃을 닮은 이화곡 특유의 향 때문에 이화주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이화주는 쌀로 만든 이화곡이라는 전용누룩을 이용해 빚는데,

    최신 기술로 만든 것 같아 보여도 무려 고려시대 문헌에서도 유래를 찾아볼 수 있는 전통 탁주이다.


    조선시대에는 사대부들이 즐겨 마셨다고(먹었다고) 한다.




    이화주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막걸리가 막걸러서 만든 술이라서 막걸리라고 하는데 이화주는 물을 넣지 않고 거르지 않고 만들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막걸리는 아닌 탁주라고 할 수 있겠다.


    다만 섭취 시에 물에 타서 먹기도 한다.


    이화주는 가장 일반적으로는 요거트처럼 숟가락을 이용해 떠먹는 방법이 있고,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시원한 물에 타 먹을 수도 있다.



    전통적인 방법은 아니지만 탄산수에 타 먹어도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