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사랑하는 독한 술, 소주의 변신
지난 수십 년 간, 소주는 싸고 투박한 매력으로 한국인을 위로해왔다. 하지만 이제 소주는 전문 양조인 들의 손을 거치며 진화하고 있다.
한국에서 가장 많이 마시는 술인 소주는 지금 변신 중이다. 한국인들은 소주만의 고유함을 지키면서도 한층 발전해 나가는 것을 환영하고 있다.
“시간은 돈으로 살 수 없습니다. 그것이 바로 술의 묘미죠. 마치 이 곳, 을지로처럼요. 좋은 것들, 특히 좋은 술은 ‘시간의 마법(Magic of Time)’없이는 완성될 수 없습니다.” 이수진 대표의 말이다.
오래된 가구부터 오래된 골목길, 그리고 오래된 풍미까지. 이수진 대표는 오래된 모든 것들에 애정과 존중을 표한다. 잊혀져 가는 한국 술을 살리고자 곧 철거될지도 모를 서울의 오래된 중심가, 을지로 한 켠에 바를 열었다.
이수진 대표는 특별한 임무를 수행 중이다. 서울의 거대한 빌딩숲 속, 그 중심 을지로에 작고 매력적인 그녀의 가게가 있다. 이곳 을지로의 다른 말은 속도, 효율성 그리고 이익이다.
이는 비단 기업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불로 만든 술'이라는 의미를 가진 국민 술 ‘소주’에도 이러한 가치가 담겨있다.
현재 대부분의 소주는 쌀이나 전분을 발효시켜 얻은 주정(酒精)을 물에 희석시켜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생산 된다. 이후 이 360ml의 녹색병들은 대형 소주업체들에 의해 전국 각지로 유통된다.
한 병에 2달러(원화 2천2백 원 정도, 한국에서 1천 원 대 가격으로 유통됨)도 안 되는 소주는 한국에서 가장 널리 소비되는 술이지만, 스카치 위스키나 프랑스 코냑, 혹은 일본 사케 같은 세련미 가 부족하다.
‘진짜 소주’ 시대의 도래
이수진 대표가 이끌고 있는 ‘술펀(Sulfun, 술의 재미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은 새로운 주류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우리 술 소주가 17도짜리 ‘보드카 저렴이’라는 오명을 쓴 채 획일화된 녹색 병에 갇혀 있는 현 주류시장에 반기를 든 것이다.
이수진 대표가 운영하는 작은 바 '술다방'에서는 진달래꽃술부터 막걸리, 소나무 잎과 배와 오렌지로 맛을 낸 소주, 조선시대부터 전해 내려온 명주, 무형문화재 장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문화재급 술까지 전국 각지의 소규모 양조장에서 만든 눈부신 한국술들을 선보인다.
어찌 보면 한국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이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따르면 2017년 기준 20세 이상 한국인은 연 평균 8.52L의 술을 마신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그 중 5.731L는 희석식 소주였다.
흔히 전통적이라 오해받는 증류식 소주가 다시 돌아오고 있다. 2017년 기준 한국인의 연평균 증류식 소주 섭취량은 0.016L. 이는 작아 보일 수 있지만 2015년에 비하면 두 배나 상승한 수치다. 증류주의 이러한 상승세는 2017년에 ‘전통주(주세법 3조 1의 2에 따른 정의)’의 온라인 판매가 합법화되면서 그 인기가 높아진 것과 관련이 있다.
이수진 대표는 현대-희석식 소주와 전통-증류식 소주의 역사는 일제 강점기(1910~1945)로부터 비롯된 시대적 흐름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가정에서 술을 만들었기 때문에 저마다의 특색으로 활기가 넘쳤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민족문화 말살정책의 일환으로 가양주의 다양한 맛과 향을 획일화하는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전통음식연구가이자 ‘수운 스튜디오’를 통해 술 빚기를 포함한 한식 쿠킹 클래스를 운영 중인 오명순 대표의 말이다.
1916년부터 일본은 허가 받은 제조업체만 술을 생산할 수 있게 제한했다. 1945년 해방 무렵엔 이미 각 지역의 고유한 술들이 자취를 감춘 후였다. 설상가상으로 1965년 전국적인 식량 부족으로 인해 한국 정부는 쌀을 술의 주원료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시행했다.
이에 값싼 녹색병 소주의 시대가 도래하게 되었다. 녹말을 증류해 얻은 주정을 물로 희석한 수입 증류주였다. 어떤 사람들은 싼 가격으로 취할 수 있게 되었으니 맛은 희생할 수 있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술다방 단골손님인 엔지니어 김철한(31)씨는 "편의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희석식 소주는 다른 음식과 함께 먹는다면 몰라도 소주 그 자체를 즐기기는 어려워요. 하지만 증류식 소주들은 그렇지 않아요. 술 그 자체로 충분합니다." 라고 말했다.
증류식 소주는 정부가 쌀을 술의 원료로 합법화한 후, 1990년대부터 다시 시장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는 가계 소득 및 고급 주류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던 시기와도 맞물렸다. 2000년대에 들어 법률 개정으로 막걸리를 생산지 이외에도 전국 각지로 유통할 수 있게 되면서 양조장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특히 수제 맥주 양조장은 2013년과 2018년 사이에 그 수가 두 배로 느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생활 방식의 변화를 의미한다. 한국가양주연구소 류인수 소장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술 소비 트렌드가 바뀌었다”며 “술을 취하려고 마시기보다 맛과 향을 즐기려고 마시는 소비자가 늘었습니다." 라고 말했다.
대형 소주업체까지 이 흐름을 따르고 있다. 1924년 희석식 소주시장의 문을 연 이후 상업적 소주 산업의 선구자였던 하이트진로는 최근 100% 증류한 '프리미엄 소주(일품 진로)’를 기존 희석식 소주의 약 3배에 달하는 가격에 출시했다. 이수진 대표의 술다방에서 판매하는 소주 역시 일반 소주보다 비싸다. 대부분 한잔에 1만 원 이상이다.
이수진 대표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각 지역의 다양한 술 맛을 발견하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이수진 대표의 ‘술펀’은 2014년부터 작은 양조장들의 브랜딩과 유통을 돕고 있다.
오명순 연구가는 "전통주 제조사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과제는 프로모션"이라며 "많은 소비자들이 다양한 전통주가 시장에 나와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여전히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에서 니치 브랜드의 술을 찾기 어렵다 보니 소비자들은 열심히 발품을 팔아야 하는 실정이다.
오래된 것이야말로 힙한 것
2018년 문을 연 이수진 대표의 ‘술다방’은 요즘 힙한 을지로에서 비교적 신참에 속한다. 콘크리트 길과 오래된 가게들로 가득한 을지로는 놀랍게도 레트로의 성지로, 심지어는 아이러니컬한 동네로 떠올랐다.
‘술다방’은 낡은 건물의 2층에 자리잡고 있다. 회색빛 계단을 올라가다 보면 이곳에 자리했던 다방의 이름이 여전히 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스타벅스 시대가 열리기 전 커피 문화의 중심이었던 ‘다방’ 말이다. 술다방의 이름은 말 그대로 '술을 파는 복고풍 다방(개화시 시대의 찻집)'이라는 뜻이다.
가게 내부에는 예전 다방에서 쓰던 소파와 칸막이가 그대로 있어 놀랄 만큼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딱히 낡은 것을 좋아해서 라기 보단 사실 그대로 두는 쪽이 훨씬 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서예요. 하하.”
‘전통’이 흔히 ‘新전통’을 의미하는 나라에서, 이수진 대표는 술들이 가진 다양성이 획일화될까 조심스럽다.
“모든 것은 전통의 일부입니다. 우리가 지금 마시는 ‘현대적’인 술들도 100년 후에는 다시 ‘전통적’인 것이 될 수 있죠. 이렇게 술에 ‘전통’이라는 하나의 이름을 붙이는 건 너무 모호합니다.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비로소 꽃이 되듯 술 역시 각자의 이름이, 각각의 정체성이 있으니까요.”
Korea’s favorite firewater gets a makeover
For decades, soju was a cheap and unsophisticated solace. Now, thanks to craft distillers, the liquor is going upscale
The most widely consumed drink in South Korea is getting a makeover, and locals approve of this classic drop being not only preserved, but improved.
“Time can’t be bought,” says Lee Soo-jeen. “That’s the beauty of alcohol, like this neighborhood. Good things – good alcohol – can’t be completed without the magic of time.”
Lee has a soft spot for old things: old furniture, old alleyways, old flavors. The bar owner works in an aging neighborhood in Seoul that is scheduled to be torn down and tries to revive Korean alcohols whose flavors have been lost.
She’s on an unusual mission. South Korea is now a modern society with the skyscrapers of big corporations surrounding Lee’s charmingly downmarket, central-Seoul neighborhood on Euljiro. Speed, efficiency and profit are the bywords here.
These values not only belong in the corporate world. They are also embodied in the national liquor soju, which literally means “drink made with fire.”
Ubiquitous 360ml green bottles of the stuff contain a beverage that is mass produced with distilled rice, or starches, then made cheaper by diluting the alcohol with water and distributed efficiently nationwide by big brands.
Sold for less than US$2 per bottle, it is the most widely consumed drink in South Korea, but lacks the sophistication of Scotch whiskies, French cognacs or Japanese sakes.
A soju counterculture rises
Lee’s company, Sulfun – meaning the fun of alcohol – represents a counter-culture that is rising against the dominant industrial flavors of the diluted, green-bottled sojus – which generally taste like cheap vodka and offer alcoholic content ranging from the low teens to the twenties.
Lee’s small bar, Suldabang, offers a dazzling variety of craft Korean alcohols made by small-scale producers scattered nationwide. Liquors distilled with azalea flowers, makgeollis, or fermented rice brews, sojus flavored with pine leaves, pears and oranges, soju styles dating back centuries to Korea’s last royal dynasty, libations made by a master categorized as an intangible cultural property and many, many more.
By some measures, South Koreans are the heaviest drinkers in the world. In 2017, an average Korean of 20-plus years drank 8.52 liters of alcohol annually, according to data from the Korea Health Promotion Institute. Of that total, 5.731 liters were diluted soju.
Very slowly distilled soju – often misleadingly generalized as “traditional” – is making a comeback. In 2017, the average Korean drank 0.016 liters of distilled soju annually. While that seems minimal, it is double the 2015 figure. Distilled sojus’ upward trend correlates with the rising popularity of “traditional alcohol” as a whole, whose online sales were legally permitted in 2017.
The history of “modern” – diluted – and “traditional” – distilled – sojus, a binary Lee regards with raised eyebrows, is often told in the context of Japanese colonialism, which ran from 1910-1945.
“Traditionally, alcohol was mostly homemade with rice and starches. Drinking culture was vibrant. But the Japanese implemented restrictions that led to the disappearance of many of these individual flavors,” says Oh Myung-sun, a researcher of traditional Korean cuisine and the director of Suwoon Studio, which offers various cooking classes, including with alcohol.
Starting in 1916, Japan limited alcohol production only to licensed manufacturers. By the time Korea was liberated in 1945, the damage was done. Countless local tipples had been suppressed. To make matters worse, the South Korean government passed a law in 1965 to alleviate nationwide food shortages, banning the use of rice as the main ingredient in alcohol.
That step ushered in the reign of the cheap, green-bottled sojus, whose main ingredient was usually imported spirits distilled with starches and diluted with water. The heightened accessibility to inebriation, some would say, came at the cost of taste.
“The diluted sojus you get in convenience stores are okay with food, but they’re hard to enjoy as alcoholic flavors on their own,” says Kim Chul-han, a 31-year-old engineer and frequent visitor to Suldabang. “Distilled soju isn’t like that. It’s plenty enjoyable just by itself.”
Distilled soju, along with other varieties of alcohol, started returning to the market in the 1990s, after the government legalized rice as an alcoholic ingredient. This coincided with the rise in household income and a growing demand for quality alcoholic products.
In the 2000s, legal changes allowed makgeolli to be distributed nationwide rather than simply regionally, sparking an explosion of artisanal rice brews. Craft beer has become a big thing in recent years, with the number of breweries doubling between 2013 and 2018.
All this points to lifestyle change. “Nowadays, more consumers are drinking not to get drunk, but to enjoy the flavor and fragrance,” Ryu In-soo, the director of the Korea Alcohol Industry Research Institute, told the Chosun Ilbo.
Even big soju companies are adapting. Hite Jinro, the company credited with starting Korea’s commercial soju industry in 1924 and which led the way in selling diluted soju, recently released a 100% distilled “premium soju” called Ilpoom Jinro 1924, at about triple the price of a typical green bottle.
Lee’s Suldabang sojus are also more expensive. A small glass can cost around 10,000 won (about $8.83) or more.
Lee and other experts say there’s still a long way to go in uncovering different regional flavors. Her larger company, Sulfun, has worked intensively with a handful of producers since 2014, helping them with branding and distribution.
“One of the most important challenges for traditional alcohol makers is promotion,” says researcher Oh. “Many consumers don’t realize that a variety of traditional drinks are out in the market.”
However, it is still difficult to find niche brands in convenience stores and supermarkets – consumers have to do the legwork.
Old is hip
Lee’s bar, which opened in 2018, is a relative newcomer in newly hip Euljiro. The district of concrete alleys and down-market, concrete buildings has surprisingly emerged as a retro, even ironic neighborhood.
The bar sits on the second floor of a decrepit building, where a gray staircase still bears the stickers of Suldabang’s predecessor, an old-fashioned, pre-Starbucks era coffee house, or dabang. Sul means alcohol, so the bar name means, literally, “Old-fashioned Alcoholic Coffee Shop.”
The bar has a surprisingly warm interior, with sofas and partitions. “These aren’t still here because I like old things,” laughs Lee. “It was cheaper to keep them.”
In a nation where “tradition” often means “neo-tradition,” Lee is careful about generalizing her alcohol varieties.
“Everything is part of a tradition. In 100 years from now, the ‘modern’ stuff we drink can also become ‘traditional,’” she said. “Labeling drinks like this is too vague. Just like people flower and bloom when you call them by their specific names, drinks have their specific identities too.”
원문출처 : https://www.asiatimes.com/2019/04/article/koreas-favorite-firewater-gets-a-makeover/
한국인이 사랑하는 독한 술, 소주의 변신
지난 수십 년 간, 소주는 싸고 투박한 매력으로 한국인을 위로해왔다. 하지만 이제 소주는 전문 양조인 들의 손을 거치며 진화하고 있다.
한국에서 가장 많이 마시는 술인 소주는 지금 변신 중이다. 한국인들은 소주만의 고유함을 지키면서도 한층 발전해 나가는 것을 환영하고 있다.
“시간은 돈으로 살 수 없습니다. 그것이 바로 술의 묘미죠. 마치 이 곳, 을지로처럼요. 좋은 것들, 특히 좋은 술은 ‘시간의 마법(Magic of Time)’없이는 완성될 수 없습니다.” 이수진 대표의 말이다.
오래된 가구부터 오래된 골목길, 그리고 오래된 풍미까지. 이수진 대표는 오래된 모든 것들에 애정과 존중을 표한다. 잊혀져 가는 한국 술을 살리고자 곧 철거될지도 모를 서울의 오래된 중심가, 을지로 한 켠에 바를 열었다.
이수진 대표는 특별한 임무를 수행 중이다. 서울의 거대한 빌딩숲 속, 그 중심 을지로에 작고 매력적인 그녀의 가게가 있다. 이곳 을지로의 다른 말은 속도, 효율성 그리고 이익이다.
이는 비단 기업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불로 만든 술'이라는 의미를 가진 국민 술 ‘소주’에도 이러한 가치가 담겨있다.
현재 대부분의 소주는 쌀이나 전분을 발효시켜 얻은 주정(酒精)을 물에 희석시켜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생산 된다. 이후 이 360ml의 녹색병들은 대형 소주업체들에 의해 전국 각지로 유통된다.
한 병에 2달러(원화 2천2백 원 정도, 한국에서 1천 원 대 가격으로 유통됨)도 안 되는 소주는 한국에서 가장 널리 소비되는 술이지만, 스카치 위스키나 프랑스 코냑, 혹은 일본 사케 같은 세련미 가 부족하다.
‘진짜 소주’ 시대의 도래
이수진 대표가 이끌고 있는 ‘술펀(Sulfun, 술의 재미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은 새로운 주류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우리 술 소주가 17도짜리 ‘보드카 저렴이’라는 오명을 쓴 채 획일화된 녹색 병에 갇혀 있는 현 주류시장에 반기를 든 것이다.
이수진 대표가 운영하는 작은 바 '술다방'에서는 진달래꽃술부터 막걸리, 소나무 잎과 배와 오렌지로 맛을 낸 소주, 조선시대부터 전해 내려온 명주, 무형문화재 장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문화재급 술까지 전국 각지의 소규모 양조장에서 만든 눈부신 한국술들을 선보인다.
어찌 보면 한국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이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따르면 2017년 기준 20세 이상 한국인은 연 평균 8.52L의 술을 마신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그 중 5.731L는 희석식 소주였다.
흔히 전통적이라 오해받는 증류식 소주가 다시 돌아오고 있다. 2017년 기준 한국인의 연평균 증류식 소주 섭취량은 0.016L. 이는 작아 보일 수 있지만 2015년에 비하면 두 배나 상승한 수치다. 증류주의 이러한 상승세는 2017년에 ‘전통주(주세법 3조 1의 2에 따른 정의)’의 온라인 판매가 합법화되면서 그 인기가 높아진 것과 관련이 있다.
이수진 대표는 현대-희석식 소주와 전통-증류식 소주의 역사는 일제 강점기(1910~1945)로부터 비롯된 시대적 흐름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가정에서 술을 만들었기 때문에 저마다의 특색으로 활기가 넘쳤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민족문화 말살정책의 일환으로 가양주의 다양한 맛과 향을 획일화하는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전통음식연구가이자 ‘수운 스튜디오’를 통해 술 빚기를 포함한 한식 쿠킹 클래스를 운영 중인 오명순 대표의 말이다.
1916년부터 일본은 허가 받은 제조업체만 술을 생산할 수 있게 제한했다. 1945년 해방 무렵엔 이미 각 지역의 고유한 술들이 자취를 감춘 후였다. 설상가상으로 1965년 전국적인 식량 부족으로 인해 한국 정부는 쌀을 술의 주원료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시행했다.
이에 값싼 녹색병 소주의 시대가 도래하게 되었다. 녹말을 증류해 얻은 주정을 물로 희석한 수입 증류주였다. 어떤 사람들은 싼 가격으로 취할 수 있게 되었으니 맛은 희생할 수 있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술다방 단골손님인 엔지니어 김철한(31)씨는 "편의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희석식 소주는 다른 음식과 함께 먹는다면 몰라도 소주 그 자체를 즐기기는 어려워요. 하지만 증류식 소주들은 그렇지 않아요. 술 그 자체로 충분합니다." 라고 말했다.
증류식 소주는 정부가 쌀을 술의 원료로 합법화한 후, 1990년대부터 다시 시장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는 가계 소득 및 고급 주류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던 시기와도 맞물렸다. 2000년대에 들어 법률 개정으로 막걸리를 생산지 이외에도 전국 각지로 유통할 수 있게 되면서 양조장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특히 수제 맥주 양조장은 2013년과 2018년 사이에 그 수가 두 배로 느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생활 방식의 변화를 의미한다. 한국가양주연구소 류인수 소장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술 소비 트렌드가 바뀌었다”며 “술을 취하려고 마시기보다 맛과 향을 즐기려고 마시는 소비자가 늘었습니다." 라고 말했다.
대형 소주업체까지 이 흐름을 따르고 있다. 1924년 희석식 소주시장의 문을 연 이후 상업적 소주 산업의 선구자였던 하이트진로는 최근 100% 증류한 '프리미엄 소주(일품 진로)’를 기존 희석식 소주의 약 3배에 달하는 가격에 출시했다. 이수진 대표의 술다방에서 판매하는 소주 역시 일반 소주보다 비싸다. 대부분 한잔에 1만 원 이상이다.
이수진 대표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각 지역의 다양한 술 맛을 발견하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이수진 대표의 ‘술펀’은 2014년부터 작은 양조장들의 브랜딩과 유통을 돕고 있다.
오명순 연구가는 "전통주 제조사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과제는 프로모션"이라며 "많은 소비자들이 다양한 전통주가 시장에 나와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여전히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에서 니치 브랜드의 술을 찾기 어렵다 보니 소비자들은 열심히 발품을 팔아야 하는 실정이다.
오래된 것이야말로 힙한 것
2018년 문을 연 이수진 대표의 ‘술다방’은 요즘 힙한 을지로에서 비교적 신참에 속한다. 콘크리트 길과 오래된 가게들로 가득한 을지로는 놀랍게도 레트로의 성지로, 심지어는 아이러니컬한 동네로 떠올랐다.
‘술다방’은 낡은 건물의 2층에 자리잡고 있다. 회색빛 계단을 올라가다 보면 이곳에 자리했던 다방의 이름이 여전히 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스타벅스 시대가 열리기 전 커피 문화의 중심이었던 ‘다방’ 말이다. 술다방의 이름은 말 그대로 '술을 파는 복고풍 다방(개화시 시대의 찻집)'이라는 뜻이다.
가게 내부에는 예전 다방에서 쓰던 소파와 칸막이가 그대로 있어 놀랄 만큼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딱히 낡은 것을 좋아해서 라기 보단 사실 그대로 두는 쪽이 훨씬 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서예요. 하하.”
‘전통’이 흔히 ‘新전통’을 의미하는 나라에서, 이수진 대표는 술들이 가진 다양성이 획일화될까 조심스럽다.
“모든 것은 전통의 일부입니다. 우리가 지금 마시는 ‘현대적’인 술들도 100년 후에는 다시 ‘전통적’인 것이 될 수 있죠. 이렇게 술에 ‘전통’이라는 하나의 이름을 붙이는 건 너무 모호합니다.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비로소 꽃이 되듯 술 역시 각자의 이름이, 각각의 정체성이 있으니까요.”
Korea’s favorite firewater gets a makeover
For decades, soju was a cheap and unsophisticated solace. Now, thanks to craft distillers, the liquor is going upscale
The most widely consumed drink in South Korea is getting a makeover, and locals approve of this classic drop being not only preserved, but improved.
“Time can’t be bought,” says Lee Soo-jeen. “That’s the beauty of alcohol, like this neighborhood. Good things – good alcohol – can’t be completed without the magic of time.”
Lee has a soft spot for old things: old furniture, old alleyways, old flavors. The bar owner works in an aging neighborhood in Seoul that is scheduled to be torn down and tries to revive Korean alcohols whose flavors have been lost.
She’s on an unusual mission. South Korea is now a modern society with the skyscrapers of big corporations surrounding Lee’s charmingly downmarket, central-Seoul neighborhood on Euljiro. Speed, efficiency and profit are the bywords here.
These values not only belong in the corporate world. They are also embodied in the national liquor soju, which literally means “drink made with fire.”
Ubiquitous 360ml green bottles of the stuff contain a beverage that is mass produced with distilled rice, or starches, then made cheaper by diluting the alcohol with water and distributed efficiently nationwide by big brands.
Sold for less than US$2 per bottle, it is the most widely consumed drink in South Korea, but lacks the sophistication of Scotch whiskies, French cognacs or Japanese sakes.
A soju counterculture rises
Lee’s company, Sulfun – meaning the fun of alcohol – represents a counter-culture that is rising against the dominant industrial flavors of the diluted, green-bottled sojus – which generally taste like cheap vodka and offer alcoholic content ranging from the low teens to the twenties.
Lee’s small bar, Suldabang, offers a dazzling variety of craft Korean alcohols made by small-scale producers scattered nationwide. Liquors distilled with azalea flowers, makgeollis, or fermented rice brews, sojus flavored with pine leaves, pears and oranges, soju styles dating back centuries to Korea’s last royal dynasty, libations made by a master categorized as an intangible cultural property and many, many more.
By some measures, South Koreans are the heaviest drinkers in the world. In 2017, an average Korean of 20-plus years drank 8.52 liters of alcohol annually, according to data from the Korea Health Promotion Institute. Of that total, 5.731 liters were diluted soju.
Very slowly distilled soju – often misleadingly generalized as “traditional” – is making a comeback. In 2017, the average Korean drank 0.016 liters of distilled soju annually. While that seems minimal, it is double the 2015 figure. Distilled sojus’ upward trend correlates with the rising popularity of “traditional alcohol” as a whole, whose online sales were legally permitted in 2017.
The history of “modern” – diluted – and “traditional” – distilled – sojus, a binary Lee regards with raised eyebrows, is often told in the context of Japanese colonialism, which ran from 1910-1945.
“Traditionally, alcohol was mostly homemade with rice and starches. Drinking culture was vibrant. But the Japanese implemented restrictions that led to the disappearance of many of these individual flavors,” says Oh Myung-sun, a researcher of traditional Korean cuisine and the director of Suwoon Studio, which offers various cooking classes, including with alcohol.
Starting in 1916, Japan limited alcohol production only to licensed manufacturers. By the time Korea was liberated in 1945, the damage was done. Countless local tipples had been suppressed. To make matters worse, the South Korean government passed a law in 1965 to alleviate nationwide food shortages, banning the use of rice as the main ingredient in alcohol.
That step ushered in the reign of the cheap, green-bottled sojus, whose main ingredient was usually imported spirits distilled with starches and diluted with water. The heightened accessibility to inebriation, some would say, came at the cost of taste.
“The diluted sojus you get in convenience stores are okay with food, but they’re hard to enjoy as alcoholic flavors on their own,” says Kim Chul-han, a 31-year-old engineer and frequent visitor to Suldabang. “Distilled soju isn’t like that. It’s plenty enjoyable just by itself.”
Distilled soju, along with other varieties of alcohol, started returning to the market in the 1990s, after the government legalized rice as an alcoholic ingredient. This coincided with the rise in household income and a growing demand for quality alcoholic products.
In the 2000s, legal changes allowed makgeolli to be distributed nationwide rather than simply regionally, sparking an explosion of artisanal rice brews. Craft beer has become a big thing in recent years, with the number of breweries doubling between 2013 and 2018.
All this points to lifestyle change. “Nowadays, more consumers are drinking not to get drunk, but to enjoy the flavor and fragrance,” Ryu In-soo, the director of the Korea Alcohol Industry Research Institute, told the Chosun Ilbo.
Even big soju companies are adapting. Hite Jinro, the company credited with starting Korea’s commercial soju industry in 1924 and which led the way in selling diluted soju, recently released a 100% distilled “premium soju” called Ilpoom Jinro 1924, at about triple the price of a typical green bottle.
Lee’s Suldabang sojus are also more expensive. A small glass can cost around 10,000 won (about $8.83) or more.
Lee and other experts say there’s still a long way to go in uncovering different regional flavors. Her larger company, Sulfun, has worked intensively with a handful of producers since 2014, helping them with branding and distribution.
“One of the most important challenges for traditional alcohol makers is promotion,” says researcher Oh. “Many consumers don’t realize that a variety of traditional drinks are out in the market.”
However, it is still difficult to find niche brands in convenience stores and supermarkets – consumers have to do the legwork.
Old is hip
Lee’s bar, which opened in 2018, is a relative newcomer in newly hip Euljiro. The district of concrete alleys and down-market, concrete buildings has surprisingly emerged as a retro, even ironic neighborhood.
The bar sits on the second floor of a decrepit building, where a gray staircase still bears the stickers of Suldabang’s predecessor, an old-fashioned, pre-Starbucks era coffee house, or dabang. Sul means alcohol, so the bar name means, literally, “Old-fashioned Alcoholic Coffee Shop.”
The bar has a surprisingly warm interior, with sofas and partitions. “These aren’t still here because I like old things,” laughs Lee. “It was cheaper to keep them.”
In a nation where “tradition” often means “neo-tradition,” Lee is careful about generalizing her alcohol varieties.
“Everything is part of a tradition. In 100 years from now, the ‘modern’ stuff we drink can also become ‘traditional,’” she said. “Labeling drinks like this is too vague. Just like people flower and bloom when you call them by their specific names, drinks have their specific identities too.”
원문출처 : https://www.asiatimes.com/2019/04/article/koreas-favorite-firewater-gets-a-makeover/